어딜가나 난리
7월에 있는 일본 휴일인 바다의 날을 지난 저번주 화요일. 출근하자마자 갑자기 모든 인원들이 열을 재서 제출하라는 지시가 있어서 회사의 전기 온도계로 온도를 쟀었다. 한동안 이런 일은 잘 없었기에 어벙벙했었다. 이건 보통 코로나 방침인데? 알고보니 갑자기 켄타우로스 변이인가 하는 코로나 변이가 나왔는데, 이게 전염성이 높아 하루 확진자가 7~8만명이 되어버렸던 것이다. 집에서 잘 나가지 않고 회사와 집만을 왕복하는 내 입장에서는 뜬금없이 코로나가 왜 그렇게 늘었을까 싶었었다. 그런데 이게 일본만의 문제가 아니라 한국도 마찬가지 였다고. 진짜 어딜가나 난리였다.
한국에서 경험했던 코로나와의 차이
지금은 한국도 방역 대책이 많이 풀려서 영업시간 제한같은게 거의 없어졌지만, 생각해보면 그것도 얼마 되지 않았다. 나는 올해 초에 한국에서 일본에 왔었는데, 그때는 아직 방역 대책이 풀리지 않았을 때여서 그런지 일본에 와서 사뭇 다른 분위기를 보고 조금 놀랐었다. 나라마다 진척 상황이 달라서 그럴 수도 있지만 좀 프리한 느낌이었달까.
한국에서의 방역 대책 중 가장 피부로 와닿았던 것은 QR코드나 전화 인증 등으로 사람들이 이동하는 경로를 나라에서 관리했던 것, 그리고 영업 시간 제한이었다. 코로나 대책이니 어쩔 수 없는 일이지만 피시방을 좋아하는 나로써는 영업 시간 제한이 정말 거슬렸었다. 그래도 가끔 재난 문자로 오는 '어디 조심하세요!' 같은 문자를 보면서 이렇게 코로나를 줄여가는 것이겠지 싶었던 기억이 있다.
그런데 일본에 와서 제일 처음 느꼈던 것은 '이렇게 관리해서 코로나를 줄일 수 있는가?' 였다. 일본에서 생활하면서 직접적으로 느꼈던 코로나 대책이라곤 매장 입구에서 온도를 재는 가게가 종종 있다는 것과 곳곳에 배치되어 있던 알코올 소독 정도이다. 한국에서만 살면서 더 효율적인 관리를 위해 사람들의 이동 경로를 정부가 받아가는게 당연하다고 생각했던 내게는 일본의 코로나 대책이 너무 허술하다는 인상을 주었다. 그러다 나와 같은 장소에 있던 사람이 코로나 확진자였다면 내가 어떻게 미리 알고 대비를 하겠는가? 정부가 나서서 다소 강압적으로 코로나를 막지 않고 시민들의 자율성을 믿는 방식에 다소 불안감을 느끼곤 했다.
하지만 일본에 온 뒤로 해외살이 하면서 연고도 없는 나는 결국 회사와 집만을 반복하는 날이 많아졌다. 그렇게 살면 한국에서도 별반 다르지 않았기 때문에 점차 아무 생각이 없어지더라. 그냥 마스크만 잘 쓰고 다녀야지 싶어지고, 이윽고 최근의 켄타우로스발 난리가 날 때까지 마스크나 소독 외에는 코로나에 관심이 없어졌던 것도 사실이다. 아무래도 주변 사람들에게 민폐 끼치는걸 극도로 꺼리는 일본 사람들 특성상 이 정도의 대책으로도 충분했던게 아닌가 싶은 생각도 든다.
결론은 나라마다 그 나라에 맞는 방식이 있던게 아닌가 하는 나의 좁은 식견에 대한 반성이다.
빨리 끝났으면 좋겠다
슬슬 회사의 주변 사람들도 한두명씩 한국에 다녀오던 탓에 나도 언제 한국에 다녀와야 되나 각을 잡고 있었는데 코로나가 심해져서 다소 슬퍼졌다. 그리고 혼자 살다보니 아플 때 더더욱 취약해지는 것도 걱정거리 중 하나다. 코로나가 빨리 끝났으면 좋겠다. 다들 그 전까지는 마스크 잘 쓰고 손 소독 잘 하고 다닙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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