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의식 해체
시작이 반이다 라는 격언에 걸맞게 '자의식 해체'는 1단계임에도 불구하고 굉장히 중요한 단계이다.
그가 자의식에 대해 설명하기 위해 든 아주 적절한 예시가 하나 있다.
'지수'라는 천재 과학자가 만들어낸 인간형 로봇이 있다고 하자.
이 로봇은 인간과 겉모습이 흡사하여 구별해내기가 불가능하고, 혼자서 생각할 수 있는 힘이 있어 자아를 성찰하기도 한다.
거기에 감정 또한 느낄 수 있어서 성취감과 행복감 또한 느낀다.
그런 지수는 스스로를 인간이라고 생각하며 살고 있었다.
그런데 어느 날 자신을 닮은 수많은 로봇들 옆에 있는 자신의 개발자의 컴퓨터를 보고 만 것이다.
거기에는 아래와 같이 적혀 있었다.
1. 모든 로봇은 지능을 갖도록 설계한다.
2. 모든 로봇은 문제를 만나면 고통을 느끼고, 문제를 해결하면 기쁨을 느끼도록 설계한다.
3. 이런 기억들이 쌓여서 점차 자아를 갖도록 설계한다.
지수는 이 지침을 처음 봤을 때 큰 충격을 느낀다.
하지만 시간이 흐르면서 점차 마음이 진정되고, 이렇게 생각하게 된다.
'아니야. 나는 다른 로봇들과는 달라. 나는 창조자의 의도가 무엇인지 잘 알고 있어. 나는 경험을 바탕으로 계속 진화하는 인격체라고!'
지수는 흐뭇해하며 컴퓨터 앞을 떠났지만 그가 보지 못했던 지침이 아래 한 줄 더 적혀 있었다.
4. 만약 로봇이 자신의 정체를 알게 될 경우 '난 더 특별해'라고 느끼도록 설계한다. 자아가 붕괴되지 않도록.
어떤가? 참으로 소름 돋지 않는가?
인간도 지수와 다를 바가 없다.
우리는 유전자가 정해놓은 본성과 환경에 지배받고, 스스로를 보호하도록 자의식이 탑재되어있다.
그럼 자의식은 어떻게 우리를 보호하는가?
자의식은 우리가 충격 등을 받았을 때 가급적 안정된 상태를 유지하기 위한 온갖 핑계와 자기 방어를 만들어낸다.
예를 들자면 누군가에게 고백했다가 실패했을 때, 자신의 조금 부족해 보이는 외모를 탓하면서 다음 고백을 하지 않도록 만들어 더 이상 상처받지 않게 만든다.
공부를 안 하던 학생이 한번 열심히 해보았지만 시험 성적이 오르지 않았을 때, 전교권 순위 안에 드는 친구들을 보며 '나는 어차피 안될 놈이야.' 하며 그 이상의 실패를 겪지 않도록 좌절시킨다.
주식을 하다가 크게 실패했을 때, 나쁜 장이나 종목을 알려준 친구를 탓하게 하며 그 이상 주식을 하지 않게 만든다.
언뜻 보면 무엇이 문제인지 모르겠지 않는가? 이게 바로 우리가 자의식의 보호를 받고 있다는 증거다.
지금부터 그가 소개하는 자의식 해체의 3단계를 통해 위의 예시를 파헤쳐보자.
1단계 '탐색'
2단계 '인정'
3단계 '전환'
우선 어떤 상황에서 누군가의 발언이나 존재, 생각, 사실 때문에 불쾌함을 느꼈다면 그 원인이 '자의식' 때문은 아닌지 '탐색'해볼 필요가 있다.
그리고 그 사실을 객관적으로 바라본 후 있는 그대로 '인정'해야 한다.
마지막으로 그때 느꼈던 불쾌함의 감정을 변화의 계기로 '전환'하여 액션 플랜을 만들어야 한다.
위의 예시에서 열심히 공부했는데도 성적이 오르지 않았을 때에 대입해보자.
우리의 자의식은 우리를 보호하기 위해 개선하기 이전에 포기하도록 만들었다.
'어차피 ~해도 안돼'라는 말은 자의식의 유행어이다.
그래서 이런 불편한 생각이 들 때면 그 원인이 자의식은 아닌지 '탐색'할 필요가 있다.
공부를 안 하던 사람이 갑자기 공부를 열심히 한다고 해서 단기간 내에 성과가 나오는 것이 객관적으로 볼 때 오히려 이상한 일이다.
공부를 못하는 데에는 단순한 노력 이외에도 못하는 이유가 있다.
특히 전교권을 들락날락하는 친구들과 나와의 사이에는 당연히 단기간에는 좁힐 수 없는 간극이 존재한다.
내게 맞는 공부법의 부재라던지, 공부를 위한 사소한 습관들 등 방법을 모르면 알 수 없는 것들이 있다.
하지만 일단 그런 문제들이 존재한다는 사실을 알고 나면 내가 안될 놈이었던 것이 아니라 나의 공부법이 잘못되었던 것은 아닌지, 그들과 나의 차이는 무엇이었는지 분석하게 된다.
단순한 체념의 감정을 넘어서 그들과 나 사이에 있는 벽이 무엇이었는지를 '인정'한 것이다.
그러고 나면 단순하다.
그 간극을 메꾸기 위한 노력으로 '전환'하면 된다.
공부법이 부족했다고 생각했다면 공부법에 대한 책을 읽으며 방법을 배워가자.
어딘가 다른지는 알겠는데 어디가 다른지 모르겠다면 그들을 유심히 관찰해보고 따라 해 보자.
그러면 '난 어차피 안 될 놈이다.'라며 체념했던 나와는 훨씬 다른 내가 될 수 있지 않을까?
이 수순이 이해가 되었다면, 자, 다음은 불편했던 내 경험에 적용해볼 시간이다.
(3편에서 계속)
'컴쟁이의 책 서평' 카테고리의 다른 글
아비투스를 읽고 느낀 점 (feat. 부자가 되는 방법) (0) | 2022.09.18 |
---|---|
역행자 - 자청 (안보면 손해일 수 밖에 없는, 10만부 넘게 팔린 그 책) (3) (0) | 2022.08.23 |
역행자 - 자청 (안보면 손해일 수 밖에 없는, 10만부 넘게 팔린 그 책) (1) (0) | 2022.08.23 |
대화를 통해 읽어보는 ‘프로세스 이코노미’ (2) (0) | 2022.08.09 |
대화를 통해 읽어보는 ‘프로세스 이코노미’ (1) (0) | 2022.08.07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