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컴쟁이의 책 서평

매우 예민한 사람들을 위한 책 - 흔들릴 때 꺼내 읽기 좋은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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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제목을 보고 '이건 나를 위한 책인가?'라는 생각이 드신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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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매우 예민한 사람들을 위한 책'

이 책은 서점에서 발견한 책이 아니라 작가이신 전홍진 교수님이 어느 유튜브 채널에서 책에 관련된 내용에 대해 설명하는 것을 보고 처음 알게 되었습니다. 그때 설명하고 계셨던 것은 예민한 사람들이 어떻게 하면 에너지를 절약하여 중요한 곳에 사용할 수 있을까에 대한 내용이었어요.

 

  저는 평소에 저 스스로를 매우 예민하다고 생각해왔고, 책에 수록하셨다는 예민함 문진표 28문항 중에 19개나 해당될 정도로 예민한 편이었기 때문에 책 제목을 알게 되자마자 꼭 사서 읽어야겠다는 생각을 했었습니다. 하지만 이 책을 읽어본 결과 제가 원하던 방향의 책은 아니었습니다. 교수님께서 지금까지 상담해오면서 봤었던 유형들을 소개하고 그 증상이 어떻게 되는지, 그리고 그중에 좋게 해결된 유형들에 대한 소개가 책의 대부분을 차지했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제가 원했던 예민한 사람들이 살아가는 데 도움이 되는 범용적인 해결책 등이 수록되어 있는 책은 아니었어요.

 

  하지만 그렇다고 저품질의 책은 아니었습니다. 유형이 많다는 것은 그중에 자신이 포함되거나 걸쳐있는 경우를 찾아 읽으며 해결책을 도모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때문에 이 책은 한번 읽어서 정리하고 끝나는 책이 아니라 나의 예민함에 너무 힘들어질 때면 한 번씩 꺼내 읽으며 내가 지금 어떤 상황에 놓여 있는지 객관적으로 바라볼 수 있게 만들어 주는 책입니다.

 

  한마디로 자신이 예민하다고 생각하시는 분들은 한 권씩 집에 놓고 종종 보시면 좋을 것 같네요. :)

 

 

 

 

 


 

시험의 허들을 넘고 나면 긴장하면서 설사하는 증상이 사라지며 회복될 것입니다. 몰라볼 정도로 다른 사람이 되기도 하지요. 그렇게 극복한 환자들을 많이 봤습니다. 시험에 합격하고 순탄하게 가정까지 꾸리는 이들을요.
- 매우 예민한 사람들을 위한 책, 3부 중 13. 시험을 앞두고 계속 설사를 한다

  앞서 제 이야기를 먼저 드리자면 저는 어릴 적부터 배가 자주 아파서 화장실을 들락날락했습니다. 장염도 1년에 10번은 넘게 걸렸던 것 같아요. 특히 중간고사나 기말고사 등의 시험 당일부터 어느 면접날 당일, 심지어 초중고 개학날에도 배가 아파서 화장실에서 살았었죠. 아마 저의 예민함 때문에 긴장을 많이 해서 그랬던 것 같아요. 역설적이게도 그 덕에 배가 아파도 참는 것에 익숙해져서 쉬는 시간마다 화장실을 가는 것으로 해결해 다행히 큰일이 벌어졌던 적은 없었습니다.

 

  이런 증상이 너무 심해서 병원에 찾아갔을 때 받았던 진단이 바로 '과민성 대장 증후군'이었습니다. 위의 인용문에서 설명하는 증상입니다. 예민함 탓에 긴장을 하게 되어 계속 배가 아파오는 것입니다. 그리고 문제는 해결책이 없다는 것입니다. 이건 몸에 문제가 있는 것이 아니라 심리적인 요인이 크거든요. 물론 한창 탈이 났을 때는 약으로 다스리면 나아집니다만 영구히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은 없는 것이죠.

 

  저는 하도 이런 일을 많이 겪을 탓에 이제는 긴장해서 배가 아파와도 그냥 그러려니 하며 마음을 먹습니다. 그러면 다소 괜찮아지거든요. 저처럼 예민함 때문에 고생하는 분들께 전홍진 교수님께서는 그 순간의 허들을 넘고 나면 괜찮아질 것이라고 말씀하십니다. 사실 예민한 타입들은 준비를 덜해서 가진 않아요. 단지 준비한 것을 전부 발휘하지 못할 때가 많아서 혹은 그럴 가능성이 있지 않을까 하는 걱정에 자승자박하고 마는 것이지요. 마음을 릴랙스하는 것이 제일 중요할 것 같네요. :)

 

 

 

 


 

자신에게 안전기지가 되는 인물이 누구인지 잘 생각해보자. 머릿 속에 떠오르는 바로 그 사람을 평소에 잘 대하는 것이 좋다. 항상 좋은 관계를 유지하면서 서로 자존감을 북돋운다. 내 자존감이 중요한 것처럼 상대방의 자존감 유지도 중요하다.
- 매우 예민한 사람들을 위한 책, 5부 중 6. 자존감 관리

  자존감. 저는 제 스스로가 자존감이 매우 떨어진다고 생각합니다. 예전보다는 나아졌겠지만 아직도 부족해 보여요. 이를 자각했던 것은 군 생활 중에 읽었던 '미움받을 용기'라는 베스트셀러를 읽었을 때였습니다. 아들러의 심리학을 기반으로 집필된 이 책은 우리가 익숙해져 있는 프로이트의 심리학과는 전혀 다른 이야기를 풀어냅니다. 내용이 전부 기억나진 않지만 그 책에서 가장 기억에 남았던 것이 바로 '자존감'이었습니다.

 

  그때까지의 저는 자존심과 자존감을 구별하지 못했었습니다. 때문에 제 자존심을 지키고자 하는 일들이 결국 제 자존감을 위한 일이나 다름없다고 생각하고 행동했었어요. 하지만 '미움받을 용기'라는 책을 읽은 뒤에는 생각이 많이 바뀌었습니다. 타인에 의해 채워지는 자존심과는 달리 제 스스로 채울 수 있는 자존감이 더욱 중요하다는 것을 알게 된 것이지요.

 

  그리고 자존감이 차오르면 그에 따라 자신감도 같이 드러나게 됩니다. 그리고 그 자신감이 행동에 나타날 때 비로소 사람이 변한 것을 알 수 있을 것 같아요. 예를 들면 저는 어렸을 적부터 학교 시험에는 자신이 있는 편이었습니다. 거기에는 제가 했었던 공부들이 저를 채우면서 공부에 대한 자존감이 올랐기 때문이겠지요. 그리고 그 자신감이 드러나면서 시험 점수가 잘 나올 때마다 다시 저를 채워주는 선순환이 반복되었던 것 같습니다. 그리고 그게 성적을 잘 받는 학생들의 공통점이 아닐까요?

 

  하지만 반대로 저는 지금까지도 이성과의 접촉이 굉장히 드문 편입니다. '남중남고공대군대'. 사람들이 농담 삼아 말하는 이 테크트리를 그대로 타고 올라왔거든요. 거기에 특별히 소개팅이나 과팅, 미팅 같은 걸 해보려고 노력해본 적도 없기 때문에 자연스레 이성과의 접촉이 없었던 채로 지금까지 오게 되었습니다. 그러다 보니 애초에 사람과 눈을 마주치는 걸 잘 하지도 못하는데 아무 관련이 없는 이성에게조차 눈을 마주치고 이야기하는 게 쉽지 않습니다. 물론 먼저 다가와 주는 사람도 없고요. 이런 류의 자존감을 채울 기회가 전혀 없었기 때문에 자신감도 떨어지고 그런 게 행동에 드러나기 때문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자존감에 라벨을 붙이는 것은 제가 생각한 것이기 때문에 교수님이나 아들러가 이야기했던 내용과 다를 수도 있지만 저는 그 안에 종류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이 책에서 교수님이 말씀하시는 자존감은 주로 인간관계에 대한 자존감이라고 봐요. 인간관계에 대한 것이기 때문에 안전기지가 되는 인물에게 이해를 얻고 자존감을 북돋아 받으면 회복될 수 있는 것이지요.

 

 

 

 


 

  위에 적은 내용들은 제가 이 책을 읽으면서 공감했던 부분이나 생각해보았던 내용들을 적은 것입니다. 그리고 앞서 말씀드렸듯이 많은 유형에 대한 이야기가 담겨있기 때문에 다른 분들이 읽으시면 읽은 분께서 공감할 수 있는 유형이 있을 것이라고 생각해요. 만일 제 글을 읽고도 공감이 되지 않았다고 하더라도 한번쯤 읽어보시길 권장합니다.

 

  그럼 오늘도 좋은 하루 되세요. :)